서울 초중고 학생들의 수리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수리력 기초 미달 상태로 조사됐으며 초등학교 4학년의 수리력도 1년 전보다 크게 하락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14일 공개한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 결과에 따르면 초4 수리력 척도 점수는 1433.33점으로 검사 대상 학년 중 가장 낮았고 지난해 같은 검사보다 34.26점 하락했다. 초6 1521.41점, 중2 1592.47점, 고1 1629.89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수는 상승했으나 상승 폭은 점차 둔화됐다.
수리력 기초 미달 비율도 학년이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초4의 기초 미달 비율은 4.12%였으나 초6에서 5.59%, 중2에서 12.42%, 고1에서는 13.68%로 늘었다. 이는 고1 학생 100명 중 약 13명이 기초 수리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반면 우수 수준 비율은 초4 43.80%에서 고1 34.19%로 감소해 상위권 학생 비율도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해력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수가 꾸준히 상승했다. 초4는 1452.77점, 초6은 1560.47점, 중2는 1657.93점, 고1은 1736.18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초4와 초6은 각각 지난해보다 12.75점, 9.91점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서울 소재 초중고 524개교에서 초4, 초6, 중2, 고1 총 9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리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학교 내 기초 소양 교육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문해력·수리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진단 검사를 컴퓨터기반검사(CBT)로 전환해 참여 학교를 700개교, 학생 수를 12만 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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