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모습이 또 목격됐다. 남방큰돌고래의 이러한 모습은 지난해에도 수차례 목격된 바 있다.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33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업고 다니는 어미가 목격됐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죽은 새끼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보였고 부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죽은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정읍 무릉리 해상 등 제주 바다에서는 지난해 3월과 5월, 8월에도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등과 앞지느러미 사이에 얹고 이동하는 남방큰돌고래가 목격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제주환경운동연합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의 ‘제주 동부지역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의 보전’ 정책브리프에 의하면 제주 개체군의 경우 1년생 새끼 사망률이 2015년 17%에서 2018년 47%로 30% 포인트 높아졌다. 2018년 이후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호주 샤크만 24%, 일본 미쿠라섬 13%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단체는 절반가량에 이르는 새끼의 사망률이 개체군 유지에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가장 큰 위협 요소가 인간의 활동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연안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질 하락, 증가하는 선박 관광으로 인한 생태적 교란, 해양쓰레기로 인한 얽힘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관광 선박이 접근할 경우, 남방큰돌고래는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와 유사한 행동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한반도 해역에 사는 30여 종의 고래류 중 개체수가 가장 적은 종으로, 한반도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해양보호생물이다. 과거에는 제주 바다 전역에서 발견됐으나 현재는 개체 수가 감소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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