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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리우의 드라마 쓴 유승민, '체육대통령' 기적 썼다

전체 투표자 중 34%의 선택 받아 '기적적 당선' 이뤄

'새로운 인물' 불리함 딛고 韓체육계 수장 자리 올라

올림픽 금 도전, IOC 선수위원 도전 모두 성공한 승부사

정부와 갈등엔 "대화로 해결 가능하면 빨리 만날 것"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뛰어들어 체육회장 자리를 두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가처분 신청 기각’ 등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선거에서 마지막에 웃은 인물은 ‘아테네 기적’의 주인공이었다. 체육인들은 향후 4년 간 한국 체육을 이끌어 갈 수장으로 1982년생인 ‘젊은 피’ 유승민을 선택했다.

유 당선인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417표(득표율 34.49%)를 얻어 5명의 경쟁 후보를 따돌렸다. 유 당선인의 회장 임기는 이달 28일부터 2029년 2월까지다.

유 당선인은 ‘기적의 승부사’로 체육계에서도 족적이 뚜렷한 인물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그때까지 6전 전패로 밀렸던 세계 최강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예상을 뒤엎고 전체 2위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됐을 때도 모두 높은 벽을 패기로 넘어서며 기적을 일궜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어려운 순간을 그만의 개인기로 극복해냈다. 선거 판세는 유 당선인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3연임에 도전한 이기흥 현 회장의 영향력이 살아있을 뿐 아니라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 출사표를 낸 후보들의 면면도 화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후보들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다 뜻을 이루지 못하면서 선거 판세가 이 회장 쪽으로 쏠리기도 했다. 유세 막판에는 일부 후보와 선거인단이 선거 일정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되며 이 회장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 당선인은 불리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변화’를 강조하면서 착실히 선거 운동을 진행했고 결국 대이변을 일으키며 ‘체육 대통령’ 타이틀을 따냈다.

당선이 확정된 후 유 당선인은 “체육인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며 “그래서 부담이 된다. 몸이 부서져라 화답하겠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 간 갈등에 대해 빨리 만나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그는 “아수라장이 돼있는 학교체육 정상화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3연임에 도전했던 이 회장은 379표밖에 챙기지 못하며 2위로 낙선했다. 개인 비위 의혹으로 인해 문체부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데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이어지며 끊임 없이 제기된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가 컸다. 체육계 부조리의 정점에 있다고 비판 받은 그는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로부터 업무방해, 금품 수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었다.

강태선 후보는 216표, 강신욱 후보는 120표를 얻었다.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59표,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 15표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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