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과 관련된 약품부터 의료기기까지, 환자 전주기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약사가 되려 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 내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고 '인공지능(AI) 기반 뇌전증 관리 솔루션'을 조만간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날 SK바이오팜은 유로파마와 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 사업화를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남미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유로파마는 2022년부터 SK바이오팜의 혁신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중남미 지역 출시를 위해 협력해왔다.
조인트벤처는 뇌전증 발작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에게 데이터 기반의 최적 치료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을 목표로 한다. SK바이오팜이 2018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뇌파 분석 AI 기술과 뇌파 측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첨단 정보통신(IT)기술 회사들이 비슷한 시도를 해왔지만 SK바이오팜이 뇌파 측정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질 수 있어 가장 앞서 있다”며 “심포지엄에 참석할 때마다 의사들이 ‘가장 좋은 자료를 갖고 왜 디지털 진출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이제야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은 2022년 뇌전증 발작 탐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선보이며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미국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본사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설립되며 현지 경영진 채용 등 현지화 전략도 병행한다. 조인트벤처는 최소 3년간의 개발 및 운영 자금을 확보한 상태로 의료기기의 임상 1상은 한국과 브라질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2상은 미국에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세노바메이트 직판을 통해 구축된 미국 내 의료진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여 빠른 시장 진입과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사장은 이번 조인트벤처가 회사의 파이프라인과도 시너지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2029년이면 세노바메이트가 단일 품목으로 1조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조인트벤처는 뇌전증 발작 예측만 끝나는 게 아니라 확장 중추신경계 데이터를 계속 수집하고 고도화해 신경계 및 만성 질환 관리 약물을 중심으로 한 파이프라인과 시너지를 이루며 2029년 이후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원격 뇌전증 치료 시장'이 2032년까지 1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북미 시장은 세계 시장의 약 47%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이다.
이 사장은 이번 디지털 의료기기가 SK 그룹 차원의 AI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K바이오팜의 AI 전략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게 한 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인 ZERO와 AI 기반 신약 연구 개발 플랫폼인 허블(HUBLE) 플러스의 두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신규 모달리티인 방사성의약품(RPT)과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의 연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는 신약 개발 R&D 플랫폼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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