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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되고 재구성되는 공간 '땅'을 보는 예술가의 시선

서정아트 '땅, 소비되는 신화'展

송지윤·오다교 2인 작품 소개

현실보다는 가상 세계가 더 익숙한 MZ작가들은 흙과 자연, 땅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서정아트는 올해 새해 첫 전시로 1980년생 작가 송지윤과 1991년생 작가 오다교의 2인전 ‘땅, 소비되는 신화’를 개최한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각자가 발 딛고 서 있는 땅을 자신만의 오브제로 해석하며, 땅을 단순히 자연적 요소에 한정하는 것이 아닌 인간 존재와 사회적 관계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코드로 확장한다.

송지윤, Landscape with Orange Air. 사진제공=서정아트




송지윤은 인간이 땅 위에 인위적으로 권위를 부여한 그리스 신전의 기둥 같은 건축물과 야자수, 이국적 향취가 나는 붉은 광석 등을 통해 땅을 대하는 자신의 시선을 소개한다. 송지윤의 작품 속 장치들은 주로 여가를 대표하는 물질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장치를 통해 인간이 실제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장소를 벗어나 비물질적이고 가상적 풍경으로 떠난 현재의 시대적 풍경을 묘사한다.

나아가 작가는 땅을 고정된 실체가 아닌 디지털 시대의 맥락에서 소비되고 재구성되는 ‘장소성’의 영역으로 확장하는데, 디지털 세상 속에서 색을 표현하는 방식인 RGB 색상을 작품의 기본적인 색감으로 활용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색의 중첩과 재현은 실체와 허구를 넘나들며, 우리가 현존하는 시대의 ‘땅’에 대한 태도와 그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소비하는 자연의 의미와 그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환기한다.



오다교, 리플렉티브(Reflective) II. 사진제공=서정아트


함께 전시하는 오다교는 ‘땅’을 생명과 시간의 흔적이 퇴적된 근원적 존재로 해석한다. 작가는 자신의 ‘리플렉티브(Reflective)’ 연작을 소개하며 땅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조명한다. 그는 흙, 모래, 숯과 같은 원초적 재료를 사용해 땅의 질감과 수분을 표현하고 바람, 습도를 반영해 땅의 기운을 담아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을 직접 경험하게 한다. 그의 주제의식은 단순히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 아닌,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관객은 흙 속으로 스며드는 물방울, 빗물에 비친 형상 등 땅 위에 반사되는 생명의 흔적을 통해 자연이 지닌 본래의 상징성을 돌아본다. 전시는 2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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