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풋풋하고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다. 2008년 1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해외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흥행해 국내에서는 팬덤까지 형성한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서도 꾸준히 사랑을 받았던 까닭에 도경수(유준 역)·원진아(정아 역) 주연으로 리메이크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한 관심은 캐스팅부터 뜨거웠다.
원작의 첫사랑, 타입슬립 등의 커다란 설정은 그대로 둔 채 등장인물들의 연령대, 주인공 유준과 그의 아버지의 ‘케미’를 추가했다. 원작의 서정적이고 가슴 절절한 ‘순정 멜로’를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애틋한 첫사랑의 감성은 유지했지만 원작보다 밝고 경쾌하고 달콤한 로코 장르로 변주한 것이다.
원작에서는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지만 이번에 리메이크된 작품에서는 대학생이다. 유준은 독일에서 유학하던 중 참가한 콩쿠르에서 입상하지 못한 해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다. 유준은 학교에 처음 간 날 피아노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연주에 자신도 모르게 그곳으로 향하고, 운명의 첫사랑 정아를 만나게 된다. 둘은 첫 만남부터 강하게 끌리고 서로를 기적이자 운명으로 느끼고 빠져든다.
둘 사이의 청량하고 귀엽고 풋풋한 ‘플러팅 폭탄’에 미소를 멈출 수가 없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보던 ‘끈적하고 도발적인 플러팅’과 대조를 이룬 점도 관람 포인트다. 청량한 플러팅을 가능하게 한 건 바로 도경수와 원진아의 담백한 ‘케미’다. 서로를 바라보고 웃고 기다리고 다가가는 모든 장면이 한 폭의 ‘청초한 수채화’를 떠올리게 한다. 아이돌 그룹 엑소 출신인 도경수는 그동안 많은 작품을 출연했지만 멜로 장르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준과 유준의 아버지(배성우 분)의 ‘케미’도 원작과 달리 경쾌함을 더 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유준을 짝사랑하는 인희(신예은 분)의 ‘나 홀로 플러팅’도 영화의 분위기를 청량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원작 팬들이 궁금해 할 오리지널사운드트랙( OST)는 가장 유명했던 ‘시크릿’만 사용했고 대부분의 곡은 새로 채워 넣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늦가을 경치와 레트로한 의상, 소품 등이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고 포근하게 만들어 준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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