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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형제국 쿠바에 韓 대사관…극비 수교 결실

이호열(왼쪽부터) 주멕시코대사관 공사와 이주일 중남미국장, 카를로스 페레이라 쿠바 외교부 양자총국장, 아리엘 로렌조 아시아대양주국장이 17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한국대사관 개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의 수교는 지난해 2월 14일 극비리에 이뤄졌다. 예고도 없이 전격적으로 양국 유엔대표부가 미국 뉴욕에서 외교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수교안이 즉석 안건으로 상정돼 비공개 의결됐다. 북한의 방해공작 등을 차단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그 뒤로 11개월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 대한민국 대사관이 문을 열며 양국 관계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쿠바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 혁명 이후 북한과 국교를 맺으며 한국과는 사실상 관계가 단절됐다. 이후 냉전이 끝나고 1999년 한국이 유엔총회의 쿠바 금수 해제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정부는 이듬해 쿠바에 수교 교섭을 공식 제안했고 2008년 영사관계 수립을 제안했으나 속도가 나지는 않았다. 2016년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한국 외교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해 외교장관회담도 개최했다. 그러다 현 정부 들어 2023년 5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이 과테말라에서 개최된 카리브국가연합(ACS) 회의에 참석하면서 호세피나 비달 쿠바 외교차관을 만났고, 그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비공개로 회담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끝에 지난해 쿠바가 화답하며 수교가 이뤄졌다.



애초 양국은 지난해 공관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쿠바가 잦은 정전과 연료 부족 등을 겪으며 개설 작업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한대사가 부임한 쿠바 역시 한국 공관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바 주재 대사관 개관으로 한국은 총 173개의 재외공관을 설치했다. 쿠바 측 입장에서는 자국 내 설치되는 117번째 대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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