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공동의 활동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달 첫 트럼프와의 만남 당시 트럼프가 한국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존F케네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주니어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주니어와는)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만나는 사이”라며 “계속 만남을 유지하면서 둘이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미국 내 사업 확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미국 사업에 대해서는 트럼프 주니어와 이야기 해본 적은 없다”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아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그는 트럼프가(家)와의 인연에 대해 “트럼프 주니어와 약 2년 정도 만남을 가져왔다”며 “서로 좋아하는 거나 신념이 비슷하기 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6일간 머무른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취임식에 방문하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한국의 정치인이나 외교관, 기업인 등을 통틀어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는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계획에 대해 “멀찌감치 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간것이기 때문에 취임식 이후 일정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나게 된다면) 축하한다는 말씀만 드리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인 외 만날 주요 인사에 대해서는 “트럼프 주니어가 많이 소개 시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을 앞두고 정부나 다른 기업이 전달을 부탁한 메시지가 있었냐고 묻자 “별도의 메시지는 없다”며 “일개 기업인일 뿐이고 빨리 (정부 차원의) 대미 창구가 개선돼서 제가 아니더라도 좋은 자리에 계신 분이 (미국 측 인사를)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세간의 기대에 대해서는 “사업가로써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할 것이고 그게 가교 역할이 되거나 국익에 보탬이 되면 더 좋을 것”이라며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달 마러라고 체류 당시 트럼프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없지는 않은 것 같았다”며 “한국에 대해 몇가지 질문을 하셨고 거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다만 “(트럼프의) 질문은 정치적 상황 이외의 것이었다”며 “당시 비공식적 자리였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당시 트럼프 주니어 측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마러라고에 갔을 당시 (한국이)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저한테 많은 질문이 있었다”며 “그때 한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니 좀 참고 기다리면 우리는 언제든지 정상으로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만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의 취임식에는 한국 기업인 중에는 정 회장과 류진 풍산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김범석 쿠팡 의장과 최준호 형지 부회장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정 회장은 취임식 뿐 아니라 트럼프가 참석하는 무도회에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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