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부종은 림프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부종을 일컫는 용어다. 림프계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담당하며, 조직 사이의 과도한 체액과 노폐물을 제거한다. 림프관이 막히거나 손상되면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해 조직에 축적되고 부종이 생긴다. 그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고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림프부종은 선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원발성 림프부종과 암 치료, 외상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속발성 림프부종으로 나뉜다. 특히 유방암 수술 후 팔에 발생하는 림프부종은 속발성 림프부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림프부종은 주로 팔, 다리에 나타나지만 얼굴, 목, 복부 등 다른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림프부종의 초기 증상은 팔이나 다리의 부종, 무거운 느낌, 피부의 팽창감 등이다. 부종은 하루 중에도 크기가 변할 수 있으며, 진행될수록 부위가 점점 더 단단해지고 피부가 두꺼워진다. 심한 경우 피부가 갈라지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으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환자들은 림프부종이 발생한 부위의 움직임이 제한될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위축감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다. 림프부종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2000만 명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한해 3만 여 명의 환자가 림프부종으로 진료를 받고 있으며 매년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암 치료 후 발생한 속발성 림프부종의 유병률이 약 20~4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방암 치료를 받은 여성 환자의 상당수가 림프부종을 경험하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치료 외에 비만, 심부전, 혈전증 등도 림프부종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림프부종의 관리와 치료가 암 생존자 및 심혈관계 고위험 환자들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림프부종 치료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는 주로 부종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림프 배액 마사지와 압박스타킹 또는 밴드를 사용하는 압박 요법, 운동요법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치료법은 림프액의 흐름을 개선하고 부종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전문 치료사가 시행하는 림프 배액 마사지는 림프액의 순환을 촉진하고 부종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해 림프액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림프정맥 문합술, 지방 및 섬유 조직을 제거하는 흡입술, 림프절 이식술 및 인공 콜라겐 기질 삽입술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기술을 활용한 미세 수술법이 등장하면서 림프부종 치료의 성공률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전문가 입장에서 림프부종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사항을 3가지로 정리해 봤다. 첫째, 림프부종은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둘째, 피부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며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부종이 있는 부위를 다치게 할 위험이 있는 날카로운 물건이나 강한 자극은 피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셋째,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림프액의 흐름을 촉진해야 한다. 전문 치료사의 지도하에 시행되는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은 부종 관리에 효과적이다.
림프부종을 예방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생활습관 개선과 주기적인 검진이다. 암 치료를 받은 후에는 부종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속적인 압박 요법을 활용하면 림프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정기적으로 림프부종 위험성을 평가받고,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예방적 관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림프부종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을 통해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 아래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가면 림프부종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는 것은 물론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초기 관리와 예방이 핵심인 만큼, 림프부종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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