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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은” “작년은”…사망자 수도 모르고 온 국회 청문회

21일 국회 청문회서 김태선 의원 질의에

강한승 대표 대답 못해…“12명 야간노동”

‘균열일터’ 우려 커…“사회적 대화로 개선”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강한승 쿠팡 대표가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쿠팡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습니까. 작년은 얼마입니까.”

2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근로조건 개선과 대유위니아 임금체불 해결을 위한 청문회장. 청문회를 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연이은 질의다. 청문회에 출석한 강한승 쿠팡 대표는 첫 질문에 “제가 정확한”이라며 답을 하지 못했다. 두번째 질문도 마찬가지다. 강 대표는 함께 출석해 자리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대표로 고개를 돌리며 물어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5년 간 19명”이라며 “이 중 12명은 야간노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쿠팡은 2020년부터 2023년 산업재해율이 2.12%다. 평균치 0.6%, 건설업(전체 사망산재 절반 업종) 1.3%를 웃돈다”며 “쿠팡이 얼마나 무서운 사업장인지 체감되나”라고 반문했다.

‘균열일터’처럼 될 쿠팡 사업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쿠팡은 국회 주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균열일터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노동정책을 도운 경제학자 데이비드 와일의 저서로 유명해졌다. 효율성을 위해 외주화가 심한 사업장이 안고 있는 열악한 근로조건의 일터를 뜻한다.



이날 청문회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쿠팡 측 증인들이 사과하고 설명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야당 의원들은 작년 국정감사부터 쿠팡 택배·물류 노동자의 야간 노동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배송기사는 대부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신분으로 쿠팡을 상대로 처우 개선을 요구할 수 없는 구조다. 배송기사는 쿠팡CLS와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청문회에 힘을 실었다. 고용부는 14일 쿠팡CLS에 대한 종합감독을 하고 안전관리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주요 적발 사안을 보면 지게차 열쇠를 방치하거나 컨베이어 안전 설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야간 작업 종사자에 대한 특수 건강 진단을 실시하지 않고 휴게·위생 시설도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쿠팡으로부터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강 대표는 이날 이용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대화 결과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홍 대표로부터 다른 택배업체처럼 배송기사에 상차분류를 맡기지 않고 쿠팡CLS의 물류시설인 ‘쿠팡 캠프’ 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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