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1개국의 전기차(EV) 판매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 등 주요국에서 구매 보조금을 폐지하자 판매 실적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럽자동차공업회(ACEA)는 2024년 유럽 31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199만 3102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3년 판매량보다 1% 줄었다. 유럽에서 전기차의 연간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전기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2016년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도입한 독일은 예산 부족 문제로 지난해부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 결과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은 38만 609대로 전년보다 27%나 줄었다. 아시아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 중단을 결정한 프랑스도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29만 614대로 나타났다. 닛케이는 “유럽은 다른 지역보다 일찍 전기차 시장이 형성됐지만 보조금 지원 없이는 수요가 확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고 짚었다.
반면 무공해차량(ZEV)의 판매 규제를 강화한 영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38만 1970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 급증한 것으로, 독일의 전기차 판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보조금 제도를 유지한 벨기에(12만 7703대)도 1년 전보다 전기차 판매가 37% 증가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도 각각 16%, 11%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편 유럽의 신차 판매량은 1296만 3614대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V)은 95만 2058대, 가솔린 427만 3672대, 디젤 135만 294대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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