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롭게 의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전년도의 8.8%인 269명에 그쳤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길어지면서 집단 휴학한 의대생들이 시험 응시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이른바 ‘신규 의사 절벽’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22일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결과 응시자 382명 중 실기, 필기시험을 거쳐 269명이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합격률은 70.4%를 기록했다. 이번 국시 수석 합격자는 320점 만점에 301점을 기록했다고 국시원은 전했다.
지난해 초 실시했던 제88회 의사 국시 합격자가 3045명인 것과 비교하면 8.8% 수준으로 급감했다. 3000~3200명 선을 유지해 온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10분의1도 안 되는 셈이다. 의사 국시는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 또는 해외 의대 졸업자에게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데 의정갈등 속에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하면서 응시자가 급감했다. 원래대로라면 응시 대상은 본과 4학년 3000여 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해외 의대 졸업자 등 3200여명이었지만 이 중 10%가량만 응시했다.
시험에 접수하고도 응시를 포기한 이들이 늘면서 합격률도 70%대에 그쳤다. 이달 초 열린 필기시험에는 285명만 응시한 바 있다. 의사 국시 합격률은 2022년 95.7%, 2023년 94.7%, 2024년 94.2% 등 95%안팎을 유지해 왔다.
이처럼 신규 의사 배출 절벽이 현실이 됨에 따라 전공의, 전문의 배출도 줄줄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의료계는 매년 3000명이 배출되던 신규 의사가 앞으로는 10분의1 수준인 300명 미만으로 급감할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의사 양성 체계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시 최종 합격자와 지난해 사직 전공의(인턴) 등을 대상으로 다음달 3~4일 진행하는 상반기 인턴 모집도 지원자가 많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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