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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정부, 디플레 인정하나…소비자물가 목표치 2%로 하향

30곳 중 27곳이 2%로 설정

정부 목표치도 약 2%로 전망

중국 베이징에서 22일 춘제(음력 설)를 앞두고 민속 공연이 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올해 소비 기조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를 전년보다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소비 위축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목표로 전환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20일 기준 중국 30개 성·시 정부가 발표한 올해 CPI 목표에서 27개 지방정부가 목표치를 약 2%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윈난성을 제외한 지방정부가 목표치를 제시한 가운데 시짱자치구(티베트)가 3% 미만, 후난성이 정부 목표 수준, 산둥성이 합리적인 가격 수준을 목표로 삼았다.





매년 양회 기간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CPI 목표치는 최근 10년간 3%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차이신은 지방정부의 이 같은 조정을 감안할 때 올해 3월 발표할 중국 정부의 CPI 목표가 약 2%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정책 입안자들은 2024년 실제 CPI 성장률인 0.2%와 목표였던 3%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었음을 감안해 목표를 하향 조정할 방침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왕이밍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EIEX) 부회장은 “지난해 당초 3%의 CPI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 CPI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여전히 마이너스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CPI 목표는 2012년에서 2020년 사이에는 대부분 2%를 넘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국내 소비 부진과 외부 영향까지 더해져 CPI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은 모두 0.2%에 그쳐 중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물가 변화를 광범위하게 측정하는 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눠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 물가지수)가 7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 상황은 GDP 디플레이터가 1997년 4분기부터 1999년 말까지 9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1990년대와 유사할 정도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고착화된 상황이다.

중국은 올해 소비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약한 소비 수요를 회복시키고 국내 소비를 장려하는 데 방점을 찍고 ‘성장, 고용, 가격 회복 안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초부터 구형 가전제품과 자동차 교체, 디지털 기기 신제품 구매 시 보조금을 확대해 소비 촉진을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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