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시설에서 20년간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그들의 자립을 도왔던 40대 여성이 마지막 순간 4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주혜련(41) 씨가 작년 10월 아주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각각 기증했다.
주씨는 작년 9월말 주차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유가족에 따르면 주씨는 20세 때 이미 동생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한 상태였다. 가족들은 사회복지사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아온 주씨의 마음이 마지막까지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군산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주씨는 경기 부천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지적 장애인의 자립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사로 20년 넘게 근무했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늘 남을 더 배려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근무하는 날이 아니어도 도움이 필요하면 나서서 일을 했으며, 2018년 시민 복지증진 공로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주씨의 어머니 정미숙 씨는 "혜련아, 엄마 품으로 와줘서 고맙고 사는 동안 고생 많았어. 다음 생에도 꼭 엄마 딸로, 엄마 품으로 와줘. 사랑한다. 그리고 많이 보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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