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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경찰 3500명 '철벽 감시'에 …尹 재출석, 헌재 앞은 '조용'

경력 3500명·54개 부대 배치

'완전 통제'에 尹 지지자 흩어져

북 두드리며 "대통령 탄핵 무효"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박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재출석한 가운데,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 앞은 경찰의 삼엄한 경비로 조용했다. 이날에도 경력 3500명이 투입되는 등 ‘엄중 기조’를 유지하는 경찰로 인해 지지자들의 과격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기동대 54개 부대와 경력 3500여 명을 배치했다. 경찰버스는 160여 대 투입됐다. 앞서 21일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 3차 변론기일에 비해서는 500여 명 줄었지만, 여전히 헌재 인근 곳곳에서는 고조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동대원들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보호복(진압복)을 입었고 헬멧을 착용했다. 이날 오전부터 헌재 인근에 위치한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출입구에서는 질서유지선이 설치돼 언제라도 인파를 통제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헌재 앞 100m에도 통제선이 마련돼 기자와 헌재 직원 외에는 통행이 불가했다. 이 때문에 직접적으로 윤 대통령의 출석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

2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에 통행을 통제하기 위한 안전 펜스가 설치됐다. 박민주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23분께 서울구치소에서 출발해 오후 12시 47분께 호송차를 타고 헌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의 도착이 가까워지면서 헌재 방향인 안국역 2·3번 출구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멈추지 말고 지나가라”는 경찰의 안내가 잇달았다. 집회 참여자와 시민들의 구별이 어려운 까닭에 “어디로 가느냐”고 묻고 안내하는 상황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층 더 강화된 경찰의 기조는 미신고 집회자들을 향한 방송에서도 드러났다. 관할 경찰서인 종로경찰서 경비과는 “현재 (일부 시민들이) 1인 시위 빙자하여 미신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라면서 가까운 곳에 모여 집회를 진행하면 이 또한 미신고 불법 집회에 해당한다”면서 경찰 폭행 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될 수 있음을 고지했다. 채증을 맡는 경찰들은 카메라를 들고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했다. 일부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경찰이 1인 시위를 못하게 막고 있다”고 소리 질렀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박민주 기자


안국역 사거리의 통행이 완전 통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의 보수단체 엄마부대는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200여 명이 모여 ‘헌재 앞 탄핵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나열된 의자에 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무효”라는 구호를 외쳤다. 무대 한편에는 북도 마련돼 규칙적으로 울리면서 상기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출석 직후에도 집회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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