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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주인공 '에밀리아 페레즈', 아카데미상 13개 후보

영화 ‘에밀리아 페레스’의 자크 오디아르(왼쪽) 감독과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AFP연합뉴스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트랜스젠더가 된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에밀리아 페레스’가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최다 후보에 올랐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에밀리아 페레스’는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각색상 등 총 13개(12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프랑스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 ‘에밀리아 페레스’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수장이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여자로 다시 태어나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실제 트랜스젠더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스페인어로 제작된 이 영화는 역대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된 영화 중 아카데미 후보에 최다 지명된 영화로 기록됐다.



‘에밀리아 페레스’의 뒤를 이어 지난해 흥행작인 뮤지컬 영화 ‘위키드’와 유명 제작사 A24의 상영시간 3시간 35분짜리 대작 ‘브루탈리스트’가 각각 10개 후보에 올랐다.

연기상 부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어둡게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의 두 핵심 배우가 남우주연상(서배스천 스탠)과 남우조연상(제러미 스트롱) 후보에 나란히 올라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을 싸잡아 “인간쓰레기”라고 지칭한 바 있다.

한국과 관련된 작품으로는 그림책 작가인 백희나의 ‘알사탕’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올라 수상에 도전한다.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3월 2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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