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며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이 최근 4년 새 중국 내 과학 인재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24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내 선도적 과학자 수가 1만8805명에서 3만2511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과학 인재 비율도 16.9%에서 27.9%로 상승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고 인재들이 중국으로 유입된 결과라며 중국이 더 이상 단순히 ‘세계의 공장’이나 ‘세계 기업의 거대한 시장’이 아니라 점차 ‘세계의 연구 개발 실험실’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으로 돌아온 인재들은 수학, 물리학, 바이오, 환경과학, 재료과학,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중국은 유능한 인재 영입을 위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중관촌에서 선전의 난산까지, 상하이의 장장에서 항저우의 미래과학기술도시까지, 중국의 수많은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혁신 클러스터는 산업 사슬 내의 많은 대학, 연구 기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기업을 하나로 모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이들 중 다수는 포춘 글로벌 500 기업에도 속해 있다.
최근 중국에선 해외 인재들의 귀국 소식이 잇따랐다.
칭화대는 지난 21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블록체인 전문가 천징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돌아와 전임교수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칭화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MIT에서 ‘컴퓨터과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한 실비오 미칼리 교수 밑에서 수학하며 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학계와 업계에서 축적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칭화대에서 심장외과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 진학했던 장샤오야도 미국 최고 병원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의사직을 포기하고 칭화대 제1부속병원으로 2022년 돌아왔다. 장샤오야는 올해 티베트, 윈난, 구이저우 등 고원지대에 위치한 6000여명의 선천성 심장병 선별 검사를 진행했다.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베이징대 또한 20년 넘게 미국에 거주하며 에모리대학에서 약 15년간 가르쳤던 생물정보학 분야 최고 학자 후이쥐안이 모교로 합류했다고 최근 전했다.
중국 인재들의 귀국 행렬은 물론 프랑스 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제라르 무루와 일본 국립과학원 회원 후카야 겐지 등 외국인 인재들도 중국을 택했다.
이런 현상은 중국이 기술과 생산성 변화를 위한 훌륭한 환경을 제공하고 글로벌 인재를 환영하는 개방적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주장했다. 폭스바겐과 애플, 아스트라제네카 등 많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의 개방 정책에 매료돼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중국은 해외로 나간 과학기술 인재 1000명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2009∼2018년)과 미국의 중국계 스파이 조사 프로젝트인 ‘차이나 이니셔티브’(2018∼2022년) 등을 통해 인재 확보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천인계획에 참여하는 해외 과학자들에게 높은 연봉과 주택, 의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자 첨단 과학 기술 유출을 우려한 미국이 스파이 색출에 나서면서 미국 내 많은 중국 과학자가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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