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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바로 옆에서 '초호화 생활'…80년 만에 공개된 나치 사령관 저택 보니

사령관 가족 그린 '존 오브 인터레스트' 개봉뒤 민간단체에 매각

루돌프 회스의 저택에서 발견된 줄무늬 수용복(왼쪽), 회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한 장면. EPA연합, 찬란




나치 최악의 학살시설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옆 나치 사령관 저택이 80년 만에 공개된다고 폴란드 매체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우슈비츠 사령관 루돌프 프란츠 페르디난트 회스(1901∼1947)는 수용소가 내려다보이는 폴란드 남부 오시비엥침의 3층짜리 주택에서 가족과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 건물을 매입한 미국 민간단체 반극단주의프로젝트(CEP)는 오는 27일 아우슈비츠 해방 80주년을 맞아 방문객에게 공개한 뒤 '아우슈비츠 증오·극단주의·급진화 연구센터'(ARCHER)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줄무늬 수용복과 아돌프 히틀러가 그려진 우표, 나치 친위대(SS) 문양이 찍힌 머그잔 등이 발견됐다. 어린이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은 아우슈비츠 생활이 회스의 가족에게는 즐거웠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폴란드 매체 TVP는 전했다.



그의 가족은 압수한 귀중품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수용자들에게 애완동물도 빼앗아 키웠다. 회스는 "거북이, 담비, 고양이, 도마뱀같이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게 있었다"고 회고했다. 정원사로 일한 스타니스와프 두비엘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나는 여기서 살다가 죽고 싶다"고 말했다.

회스 가족의 아우슈비츠 생활은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묘사돼 있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강제 수용소 담장 밖, 꽃으로 만발한 루돌프 회스 장교 부부의 그림 같은 일상을 그린 영화다. 집단 학살이 이뤄지는 바로 옆에서 단란하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회스 일가의 모습을 대비해 충격을 준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개봉 11주차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아트버스터’로 인정 받았다.

50년간 이 건물을 소유했던 그라지나 유르차크의 부인은 영화가 개봉한 뒤 집을 민간단체에 팔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나치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유대인과 집시, 소련군 포로, 동성애자 등 130만명을 가두고 이 가운데 110만명을 살해한 것으로 독일 정부는 기록한다. 3년여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관리한 회스는 전후 독일에서 정원사로 위장해 숨어지냈으나 결국 붙잡혀 1947년 교수형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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