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남자 주인공과 다른 점은 바로 ‘직진남’이라는 점이죠. 원작에서는 여주인공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게 없는데 유준은 막 직진해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유준 역을 맡은 배우 도경수(사진)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는 피아노 천재 음대생 유준이 캠퍼스의 오래된 연습실에서 신비한 곡을 연주하던 정아(원진아 분)를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걸륜과 계륜미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2008년 개봉 당시 외국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흥행을 거뒀기에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비롯해 얼마나 새롭게 재해석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도경수는 원작의 배우 주걸륜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주걸륜은 주걸륜이고 도경수는 도경수”라며 자신이 연기한 유준 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준은 자꾸만 엇갈리는 정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결국에는 비현실적인 선택까지 하는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 출신인 그는 그동안 이렇다 할 열애설이 없었기에 팬들을 비롯해 관객들은 사랑을 할 때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한다. 유준과 얼마나 비슷하냐고 묻자 그는 단번에 “전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실제 저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만약 가까운 친구가 이런 선택을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뭐 하는 짓이냐고 냉정하게 얘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작의 피아노 배틀은 가장 유명한 장면이자 영화 팬들이 사랑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장면이기도 한데 그는 피아노를 칠 줄도 심지어 악보도 볼 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일 부분만 정말 실제로 치는 것처럼 열심히 노력했다”며 “영화에서 배틀을 하던 학생이 바로 저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준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습할 시간이 3주밖에 없었는데, 사실 세계적 수준의 천재 피아니스트 손동작을 완벽히 구현하기엔 말도 안 되는 시간”이라며 "그래도 최대한 어색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연습했다. 방 안에 피아노만 딱 놓고서 종일 연습만 했다"고 덧붙였다. 연습하던 그 피아노는 중고로 팔았다고 털어 놓아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도경수는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배우로 데뷔한 이래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영화 '형', '신과 함께' 시리즈, '스윙키즈', '더 문' 등에 잇따라 출연해 아이돌 출신 중 가장 성공한 남자 배우로 꼽힌다. ‘가장 성공한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평가에 대해 그는 갸우뚱하며 “제가요"라고 반문을 하더니 "음악을 할 때나 연기를 할 때나 다른 것은 없다”며 “매번 다른 도전을 하는 게 같고 그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엑소 활동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반드시 뭉친다”며 “올해는 아니고, 올해는 다들 일정이 잡혀 있다. 꼭 다시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시사회 등을 통해 영화를 접한 팬들 사이에서는 도경수의 멜로 연기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그는 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반응들을 잘 확인하지는 않다”며 “개봉 후에 반응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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