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 시장은 금리 부담과 경기 침체 여파로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서울 아파트만 회복세를 보인 한 해였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매와 전셋값이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으나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서울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 0.07% 상승했다. 직전 2년 연속해 아파트값이 하락했다가 상승 전환한 것이지만 보합에 가까운 미미한 상승이다.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아파트값이 오른 곳은 5곳뿐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4.67% 올라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인천(1.54%), 강원(0.66%), 경기(0.57%), 전북(0.34%) 등도 가격이 올랐으나 사실상 서울 아파트 나홀로 상승장에 가깝다.
반면 세종(-6.46%)과 대구(-4.93%)의 매매 가격은 하락률 1, 2위를 기록했고 부산(-2.67%)과 제주(-2.35%), 경남(-1.53%), 광주광역시(-1.36%) 등 지방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이, 전세 가격은 주로 노원구를 비롯한 비강남권이 상승을 견인했다.
재개발 사업 호재가 있는 성동구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9.60% 올라 서울 25개 구 가운데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초구(9.34%)와 송파구(8.62%), 강남구(7.39%) 등 강남 3구가 그 뒤를 이었고 마포구(7.22%)와 용산구(7.18%)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도봉구(0.47%)와 관악구(1.41%), 노원구(1.58%), 강북구(0.93%), 금천구(1.04%), 구로구(1.64%) 등 비강남권의 아파트값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비강남권이 상승을 견인했다. 역시 성동구가 9.70% 올라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노원구(7.76%), 영등포구(7.13%), 은평구(6.92%), 용산구(6.15%), 서대문구(6.15%) 등의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들 지역은 매매보다 전세 선호도가 높았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강동구와 송파구는 지난해 전셋값이 각각 0.73%, 2.75% 오르는 데 그치며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1만2000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강남 일대에 영향을 줄 만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증가하면서 강남권 전셋값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