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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후, KF-21 전투기 국산 엔진으로 출격

엔진 개발 계획 수립…3.3조 투입

자체 항공엔진 보유국 5개국뿐

시험 비행 중인 KF-21 시제기. /사진제공=방사청




빠르게 발전해 온 국산 무기 개발의 역사에서도 ‘끝판왕’ 격인 국산 항공엔진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독자적인 항공 엔진을 개발한 6번째 국가가 될지, 14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더 길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1일 첨단기술사업관리위원회를 열고 첨단 항공엔진 개발계획안을 심의했다. 앞으로 3조3500억 여원을 투입해 1만6000lbf(파운드포스)급 첨단 항공엔진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파운드포스는 엔진 출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1만6000lbf는 1만6000파운드(7257㎏)를 들어올릴 정도의 힘이다. 새 엔진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엔진(1만4770lbf급)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게 된다. 계획안에는 엔진의 목표성능, 사업추진방식, 예상 비용과 일정 등이 포함됐다.

이 사업에 성공하면 그동안 해외 기술에 의존해 왔던 전투기 엔진을 국산화할 수 있게 된다. 방사청은 앞으로 14년 후 시험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 엔진은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KF-21(보라매·현재 GE 엔진)과 무인 전투기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항공엔진 개발 배경. /자료=방사청




항공 엔진 국산화는 그동안 기술 및 비용 측면의 어려움으로 좀처럼 손대기 어려웠던 과제다. 현재 독자 기술로 항공 엔진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 정도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전투기를 보유한 일본도 자체 엔진은 없다. 그러나 차세대 전투기 개발, 무기 수출을 위해 국산 엔진은 필수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으로 가스터빈 엔진 기술 이전이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인 전투기는 MTCR에 따라 엔진 수입·수출이 엄격히 통제된다. 우리나라가 무인 전투기를 개발하려면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엔진을 수입하거나 자체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도 첨단 항공기·엔진을 좀처럼 해외에 내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국산 엔진이 없으면 항상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공군의 장비유지 예산 중 엔진 관련 예산이 33.1%(2019년 기준)으로 부담도 크다. 전투기의 전체 비용 중 초기 도입비가 30%라면 유지보수 비용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수리를 위해 미국을 오가는 시간과 비용 및 그로 인한 공군력 공백도 국산 엔진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국산 엔진을 개발하더라도 전투기 등에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예를 들어 엔진 개발 일정과 전투기 개발 일정이 맞지 않을 수 있고, 엔진을 바꾸면 전투기 기체도 손을 봐야 한다. 새 엔진의 안전성, 신뢰성을 100%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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