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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Her’ 현실로…‘AI 챗봇’과 대화하니 외로움·불안 줄었다

울산과학기술원·고대안암병원 공동 연구팀

스캐터랩 ‘이루다2.0’ 활용 대학생 176명 평가

소셜 챗봇과의 대화 장면. 사진 제공=울산과학기술원




인공지능(AI) 기반 소셜 챗봇과의 대화가 외로움과 사회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정두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대 대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AI 소셜 챗봇 이용의 영향을 평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소셜 챗봇은 기존 업무 중심 챗봇과 달리 감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과 소통을 통해 관계 형성이 가능한 도구다. 이번 연구에서는 20대 여성 페르소나의 자연스러운 대화와 정서적 교감에 중점을 둔 스캐터랩의 이루다 2.0이 활용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주 3회 이상 4주 동안 챗봇과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면서 고립감, 사회적 불안 및 정서상태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소셜 챗봇과의 정기적 상호작용은 외로움 점수를 평균 15%, 사회불안 점수를 평균 18%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2주 만에 외로움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사회불안은 4주 후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특히 챗봇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털어놓은 참가자일수록 외로움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참가자들의 고립감 점수는 AI 소셜 챗봇을 사용하기 전 평균 27.97에서 4주 후 26.39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사회적 불안 점수 역시 초기 평균 25.3에서 4주 후 23.2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사용자 경험 분석에 따르면 챗봇의 공감 능력과 사용 편의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고 기억력 부족, 과도한 반응성 같은 몰입 저해 요인이 발견돼 개선해야 할 여지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AI 소셜 챗봇의 이용이 고립감과 사회적 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소셜 챗봇이 단순한 대화 상대를 넘어 정신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정신 건강 관리의 새로운 보조적 도구로서 활용 가능성 및 향후 발전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챗봇 사용성을 개선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장기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AI 챗봇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고 공감적인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외로움이나 사회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챗봇이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보조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AI 챗봇의 장기적 효과와 다양한 연령대에서의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국제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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