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푸른 뱀의 해, 우리나라에는 200개가 넘는 뱀 관련 지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토지리정보원이 2021년 발간한 ‘띠 지명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뱀 관련 지명은 총 208개다. 그 중 전라남도가 41개로 가장 많았고 충청북도와 경상북도가 31개로 그 뒤를 이었다.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의 명칭이 157개로 가장 많았으며 섬이 15개, 고개와 산의 명칭이 14개 순이었다.
뱀이 들어간 지명을 가진 곳들은 뱀이 많이 발견 되거나 마을·골짜기 등의 모습이 뱀과 같이 길게 뻗은 지형이라는 특징이 있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 백리의 ‘뱀골’과 강원 횡성군 서원면 옥계리의 ‘뱀골’은 모두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뱀이 유독 많이 나온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강원 철원군 근북면 ‘뱀골’과 경남 함안군 군북면 사도리의 ‘장사골’, 강원 춘천군 서면 안보리의 ‘뱀길이’ 마을 모두 뱀처럼 길게 생긴 골짜기에 마을이 있어 생긴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이밖에도 뱀을 닮은 형태로 인해 이름이 붙은 곳 중에서는 산과 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음성군 음성읍 초천리 ‘뱀거리’ 마을은 뒷산 모양이 뱀처럼 생겨 이름이 붙었다. 전남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비사도는 ‘비사(飛巳)’가 날아와 살았다는 전설로 인해 붙은 이름이며 경남 거제시 사두섬은 섬 모양이 뱀의 머리와 같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특히 한반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뱀과 관련한 지명이 많이 분포하는 것은 농경생활에서 뱀과 마주치는 일이 많은 탓인 것으로 보인다. 마을이 자리한 지형과 환경의 특성, 설화, 기복신앙 등 지명의 유래가 된 다양한 이유는 모두 뱀과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뱀은 십이지 중에서 여섯 번째로 등장하는 동물로, 글자로는 ‘사(巳)’에 해당한다. 시간으로 사시(巳時)는 용의 시간인 진시에 이어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를 가리킨다.
뱀은 예로부터 우리 전통 속에서 영물로 추앙을 받아왔다. 허물을 벗는 뱀의 생태적 특성은 우리 조상들로 하여금 뱀이 영생불사(永生不死)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했다. 특히 우리 전통 신앙 속에서 구렁이는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여겨졌다.
동시에 인간을 위협하는 두려움의 존재이기도 했다. 뱀에게는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인다는 속설이 있어 뱀을 뜻하는 글자인 사(巳)를 거꾸로 뒤집어 대문에 붙여 집 안으로 뱀이 들어오지 않기를 기원하는 풍습도 이러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을사년을 맞이해 경주 오릉, 의성 선암산, 청송 용당마을, 칠곡 동산, 구미 용샘, 상주 상사암 등 뱀과 관련한 설화가 깃든 6곳의 명소 6곳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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