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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백서, 조율이시' 없는 차례 괜찮아요…'역대 최고' 차례상 비용에 고군분투

설 차례상 비용 역대 최대 돌파

전통시장 이용 유리…정부 지원도

성균관 "차례상은 9가지 음식만"

설 명절을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홍동백서, 조율이시, 좌포우혜. 복잡한 차례상 용어 대신 이번 설은 간단한 차례상이 어떨까.

물가가 상승하면서 설 차례상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에서 발표한 간소화된 설 차례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물가정보가 이달 12일 추산한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0만 2500원, 대형마트 40만 951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지난해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28만 3500원, 대형마트 38만 198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과일류와 채소류가 각각 전년 대비 57.9%, 32.0% 상승으로 차례상 비용 견인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3개 기준 1만 5000원이던 사과(부사)는 1만 8000원으로 20% 상승했고, 1만 3500원이던 배(신고)는 2만 7000원으로 2배 가격이 됐다. 채소 중에서는 같은 기간 1개 2000원이던 무 가격이 올해 4000원으로 100% 증가해 눈에 띈다.

한국물가정보 관계자는 “배 가격 상승의 이유는 지난 여름 폭염 및 집중호우로 인한 일소, 낙과 등의 피해가 커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로 저장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채소류의 경우 무와 배추는 지난해 여름 생육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김장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기 출하가 많이 이루어진 상황 속에서 한파로 인한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가격이 전통시장보다 35.4% 높은 만큼 저렴한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편이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편이 된다. 특히 정부는 이달 9일 ‘2025년 설 명절 대책’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규모를 90억 원, 참여시장을 75개소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또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다음달 10일까지 15%로 높이고, 디지털 결제액의 15%를 디지털 상품권으로 환급한다.



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축산물 등 16대 성수품도 역대 최대 규모인 26.5만 톤 공급하고 오렌지 등 수입과일 10종 할당관세 물량도 30만톤 신속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차례상을 지내는 풍습 또한 변하고 있다. 차례 등 유교 문화의 중심인 성균관도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2023년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성균관)·성균관유도회총본부·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2022년에 이어 연속으로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균관에 따르면 떡국·나물·구이·김치·술(잔)·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을 기준으로 삼아 자유롭게 차례상을 마련해도 괜찮다. 고질적인 명절 스트레스의 주범으로 꼽혀 온 전 등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 과일 종류도 사과·배뿐 아니라 4~6가지를 자유롭게 선택해 올리는 것을 권장한다.

세배 때 하는 절 ‘전배(展拜)’에 대해서는 두 손과 복부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배꼽 높이에서 가지런히 손을 모은 공수 자세를 취한 뒤 절을 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 때 남자는 왼손이 위에, 여자는 오른손이 위에 가면 된다. 공수를 한 상태에서 몸을 굽혀 손을 바닥에 대고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순으로 바닥에 닿게 한 후 손등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머리를 숙인다. 일어선 후에는 공수한 상태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읍(揖)’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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