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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 동결…"정책 불확실성 증폭"

작년 9월 이후 3연속 인하 멈춰

연준, 당분간 동결 의지 내비쳐

트럼프 "인플레 해결 실패" 직격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첫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 목소리를 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한동안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시사했다.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강한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은 29일(현지 시간) 1월 FOMC에서 현행 4.25~4.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세 차례 이어졌던 연준의 인하 행보는 멈췄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국면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금리 수준은 중립금리보다는 여전히 유의미하게 높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물가를 부양하지도, 누르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다. 파월의 발언은 금리 인하 여지가 많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한동안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더 조정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관망단계(wait-and-see)에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고용시장과 경제가 견조하다고 판단해서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도 연준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를 내리기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경제 예측은 (통상적 상황에서도) 한두 달을 넘어서기가 어렵다”며 “지금은 관세와 이민·재정·규제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상당한 정책 변화가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책(금리 수준)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은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유가가 떨어지면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트럼프가 직접적(physically)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기 위해 접촉했느냐’는 질문에 “아직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우리의 일을 하는 것”이라며 독립성에 대한 의지는 명확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FOMC 종료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롬 파월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미국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규제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것”이라며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았다”고 직격했다.

시장은 트럼프의 압력에도 금리 동결 쪽으로 기우는 양상이다. 이날 울프리서치는 연내 2번의 금리 인하를 보던 기존 전망을 5월, 1회로 수정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3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트럼프 정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을 보면 연준은 다음 인하 시점으로 6월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TS롬바드와 BNP파리바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에 나스닥종합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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