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군사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의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한편 레이더 기술 개발에 나서며 일부 기술에서는 미국을 능가한다는 자체 평가도 나왔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1500ac(에이커, 약 607만 ㎡) 규모로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규모 벙커 등 군사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미국 관리들은 정보기관에서 해당 시설을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의 최소 10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군사기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FT가 위성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건설 공사는 지난해 중반 본격 시작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베이징 군사 도시’로 불리고 있다. 2027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건군 10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무기와 프로젝트를 개발하면서 진행 중이다. 미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라고 인민해방군에 명령했다.
레니 바비아즈 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 이미지분석가는 “5㎢ 면적에 최소 100대의 크레인이 지하 시설을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지하 통로를 통해 연결된 여러 시설을 건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군대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드론이나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있었고 후방으로의 접근이나 인근 등산로와 관광 지역에 대한 접근도 제한됐다고 FT는 전했다. 해당 건물은 ‘전시지휘센터’로 사용하고 핵전쟁을 포함한 군사 분쟁 시 중국 군 지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형 벙커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중앙(CC)TV에 등장한 인민해방군의 영상에 ‘조기 경보 및 모니터링’ 병력과 함께 첨단 레이더 장비가 소개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최소 6층 높이의 구조물에 팔각형 모양으로 수십 개의 안테나가 줄지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군사 평론가이자 전직 인민해방군 강사인 숭중핑은 영상의 구조물이 ‘수천 ㎞’ 이내의 미사일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전략적 능동 위상 배열 레이더’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사 분석가인 푸첸샤오는 “(미국의) 페이브 포스 레이더보다 (커버리지 측면에서) 약간 더 강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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