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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美 대응 ‘보복 카드’는 보여주기?…협상용으로 활용 전망

대미 추가 관세 발효까지 6일 여유

원유·LNG 등 수입 비중 크지 않아

펜타닐·파나마 운하 등 합의 어려워

1차 무역전쟁 협상 22개월간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




중국이 4일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에 ‘맞불 관세’ 등으로 반격하며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에 막이 올랐다. 중국의 동시다발적 조치가 쏟아져 나왔지만 미국에 큰 타격을 주기 보다는 사실상 보여주기식 대응이란 반응도 나온다. 중국의 보복 조치가 실질적인 영향보다는 협상용 카드로 계산됐다는 것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줄리앙 체이스 홍콩시립대 법학대학원 국제경제법 교수는 중국의 조치가 협상을 위한 “암묵적인 초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는 중요하지만 신중한 조치이며,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보복 능력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날부터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발표했지만 중국은 오는 10일을 발효 시점으로 정하며 엿새의 여유를 뒀다. 이 기간 동안 미국과 협상을 하자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미국산 수입 비중이 크지 않은 원유와 LNG 등을 추가 관세 부과 품목으로 삼았다는 점도 대화 여지를 남겨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원유는 약 60억달러(8조7000억원)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1.7%에 불과하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LNG는 전체 수입물량도 6%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린 송 ING 중화권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에너지 비중이 적다는 점을 보면 “상당히 조용한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반독점 조사 대상인 구글도 중국이 특정 웹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만리방화벽’에 막혀 2010년부터 주요 사업인 검색, 지도, 인터넷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광고를 중심으로 중국 내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중국의 조치는 미국에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관세 공격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수위 조절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산 관세 부과 대상으로 삼은 품목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기반을 흔들기 위해 선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대형 자동차와 픽업트럭 등은 자동차 산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데, 트럼프의 텃밭인 ‘러스트 벨트’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다. 중국에서 미국산 대형 자동차와 픽업트럭 수입량이 많지 않지만 추가 관세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 상무부가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린 텅스텐·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인듐 등 핵심광물도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쓸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의 딜런 로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의 대응을 “신중하고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미국이 추가적으로 강한 보복 조치를 취할 만한 빌미는 주지 않는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취한 조치를 지켜보며 여전히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합의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응이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뒀지만 실제로 두 나라가 협상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의 근거로 내세운 펜타닐 원료 수출에 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파나마 운하에 중국이 개입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중국이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관세 전쟁 1라운드는 22개월 동안 협상과 결렬을 반복하며 합의점을 찾은 만큼 이번 2라운드 역시 지루한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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