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증가가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자녀 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출산을 망설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서울대 공동 주최 제37회 인구포럼에서 발표한 ‘사교육비 지출 증가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은 0.192~0.26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둘째, 셋째 자녀 이상의 출산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의 사교육·출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김 교수는 “초·중학생에 대한 심야 교습 규제 강화와 휴일 휴무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유사한 연구결괴를 내놨다. 협회는 2015~2022년 감소한 합계출산율 0.461명 중 26%인 0.120명이 사교육비 증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실질 사교육비(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사교육비)는 9만9073원 늘었다.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가 1만 원 늘어날 때마다 합계출산율은 0.012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원으로, 2015년(18조 원) 대비 1.5배 증가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5만 원에 달해 자녀 둘을 둔 가정은 매달 100만 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모가 자녀 교육 수준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심리가 사교육비 지출을 증가시켰다”며 “이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자녀당 사교육비가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교육비 통제를 위한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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