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국에서 순차적으로 특허가 만료되는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프롤리아는 2023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가 61억 6000만 달러(약 8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글로벌 빅파마인 산도즈가 가장 먼저 바이오시밀러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앞다퉈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가격·약효·투약편의 경쟁력과 더불어 선점효과가 크게 영향을 끼치는 만큼 어느 기업이 가장 먼저 제품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프롤리아의 특허가 미국에서는 올 2월, 한국에서는 올 3월, 유럽에서는 올 11월 각각 만료된다. 프롤리아는 골다공증 치료제로 허가됐으며 골 전이 합병증 예방 치료제로는 엑스지바라는 이름으로 승인돼 처방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산도스다. 지난해 4월 이 회사가 개발한 ‘주본티’가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미국 기업 오가논, 이스라엘의 테바, 독일 프레지니우스 카비 등이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K바이오도 앞다퉈 제품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22일 국내에서 각각 ‘스토보클로’와 ‘오센벨트’라는 이름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유럽 4개국에서는 폐경기 여성 골다공증 환자 479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으며,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과 약력학적 유사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SB16’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주요 시장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23년 미국골대사학회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SB16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 약동학, 약력학, 면역원성, 안전성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는 프롤리아와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오보덴스’와 ‘엑스브릭’에 대한 품목허가 긍정 의견을 받기도 했다.
휴온스글로벌(084110)의 자회사 휴온스랩은 2021년 4월 팬젠과의 계약을 통해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HLB3-013’의 생산을 위한 세포주 및 배양·정제 공정 기술을 도입하며 개발을 시작했다. 2023년 2월에는 비임상 동물 효력시험에서 HLB3-013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력을 보였음을 확인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지난해 12월 계열사인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와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PBP1601’의 생산 공정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전임상 단계에 있는 PBP1601의 임상 시험을 앞두고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한국 기업들의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공은 시장 선점 여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 경쟁력, 의료진 및 환자의 신뢰 확보, 생산 및 공급 안정성,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보험 급여 등재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 보험사 등재, 의료진 처방 등의 유통 및 마케팅 전략이 맞물려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