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구축함에서 고출력 레이저 무기 시스템인 '헬리오스'(HELIOS)로 드론을 타격하는 시험이 성공을 거뒀다. 대표적인 공상과학(SF) 영화인 ‘스타워즈’처럼 레이저 광선 무기를 실제 전투에 이용하는 단계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전문지 네이비타임스는 지난달 발표된 미 국방부 시험평가국(DOT&E)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프레블이 2024회계연도에 시행한 무기 시험에서 공중의 드론을 격추하기 위한 헬리오스 시스템 발사에 성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우리나라 해군 세종대왕함에도 장착된 방공 체계인 이지스 시스템을 갖춰 항공모함 및 함대의 방공(공중 공격 방어)을 맡는다. 해당 시험 발사 장면이 담긴 흑백 사진이 함께 보고서에 실렸지만 시험 날짜와 시간, 장소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네이비타임스에 따르면 프레블호는 2024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해군기지를 출발해 그해 10월 12일 일본 요코스카에 도착했다.
미국 방위산업기업 록히드마틴이 2022년 미국 해군에 인도해 최초의 함정 설치 전술 레이저 시스템이 된 헬리오스는 60㎾ 출력의 레이저가 빛의 속도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드론이나 고속공격정, 미사일 등의 목표물을 녹이거나 과열시켜 파괴할 수 있다. 또한 적의 정찰 센서를 교란하는 눈속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프레블호에서 수행된 이 시험이 헬리오스의 기능과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고출력 레이저를 개발하는데 매년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지출해왔지만 그동안 해군 지도부가 원하는 수준의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 이번 시험의 성공으로 고출력 레이저 무기의 해군 함정 실전 배치에 진전이 이뤄진 셈이다.
다만 네이비타임스는 레이저 무기의 한계로 현장에서 사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과 함께 요구 수준을 충족하는 수준 성능 구현의 어려움을 제시했다. 또한 설치된 함정 내 동력원 확보, 안개와 바람과 같은 환경적 장애물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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