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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전관 영입해 지방 사건 싹쓸이…빅5 넘보는 '프랜차이즈 로펌'

전국에 분사무소 두고 고속성장

YK·대륜 지난해 10대 로펌 진입

온라인 광고폭탄 마케팅도 주효

서비스 질·허위광고 문제는 과제

젊은 변호사들 선호도도 올라가

서비스 질·허위 광고 문제는 숙제


전국에 분사무소를 두고 하나의 브랜드로 영업하는 ‘네트워크 로펌’이 가파른 성장세로 매출액 기준 10대 로펌에 진입하며 업계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네트워크 로펌들의 돌풍으로 이른바 ‘프랜차이즈 로펌’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10대 로펌에 법무법인 YK(7위)와 법무법인 대륜(9위)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분사무소를 32개, 42개 운영하는 대표적인 네트워크 로펌으로 꼽힌다. 국내 법률 시장에 가장 먼저 네트워크식 영업 전략을 도입한 YK는 2023년 설립 12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1년 만에 매출을 2배가량 불리며 명실상부 10대 로펌에 안착했다. YK는 지난해 초 목표로 잡은 매출액 1500억 원을 뛰어넘는 약 1547억 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대륜은 설립 9년 만에 매출액 10위를 기록하며 ‘최단기 10대 로펌’ 타이틀을 가져갔다. 대륜의 지난해 매출은 1127억 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60%가량 증가한 수치다. YK·대륜과 같은 네트워크 로펌을 표방하는 법무법인 로엘의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8%가량 증가해 490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YK와 대륜의 고속 성장으로 기존 10위권이었던 법무법인 동인과 대륙아주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YK가 처음 10위권에 들었을 때만 해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이제는 네트워크 로펌이 고유한 영업 방식으로 자리 잡아 기존 대형 로펌에도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로펌의 급격한 성장세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률사무소로 출발한 YK는 설립 초기 성범죄·마약 등 형사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임하다 대규모 온라인 광고 전략을 펼치며 전국 분사무소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식으로 세를 확장해왔다. 대륜도 YK와 유사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네트워크 로펌이 수익 대부분을 광고비에 투자하는 방식이 가능한 것은 ‘공산제’를 따르기 때문이다. 상당수 로펌은 변호사 개인이 사건을 수임해 번 돈을 각자 가져가는 별산제 방식을 택하는데 네트워크 모델은 분사무소가 아닌 본사에서 재무·인사 등을 관리하며 수익을 나눈다.

YK와 대륜은 최근에는 기업·조세·의료 등 각 분야 거물급 전관을 꾸준히 영입하며 업무 분야도 확장하고 있다. YK는 지난해 한 해에만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배성범 전 고검장을 영입했다. 기업 송무 및 자문 분야 강화를 위해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 광장 출신 이인석 변호사를 필두로 조세법 전문가 한만수 변호사, SK 이혼 소송을 맡은 상속법 전문가 배인구 변호사 등도 합류했다. 대륜도 기업 법무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4월 여의도로 본사를 이전하고 꾸준히 각 분야 전문가와 전관을 영입 중이다. 네트워크 로펌의 약진은 저연차 변호사 취업 시장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이 모(27) 씨는 “3~4년 전만 해도 네트워크 로펌은 강한 업무 강도와 형사사건으로 제한된 업무로 쳐다도 안 보는 곳이었다”면서 “최근에는 개선된 처우와 업무 다양화를 이유로 이직이나 입사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단기간 폭발적인 성장세만큼이나 암(暗)도 분명하다. 광고와는 다른 서비스의 질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전관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우선 사건을 수임한 뒤 실제 업무는 경력이 부족한 변호사에게 맡기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네트워크 로펌 7곳이 광고 규정이나 퇴직 공직자 명단 제출 의무 위반 등으로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10여 건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분사무소가 지역 소규모 사건까지 모조리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소규모 법인 소속이나 개업 변호사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창원 지역의 한 변호사는 “네트워크 로펌은 광고로 사건 대부분을 수임하는데 광고에 큰돈을 못 쓰는 소규모 변호사들은 경쟁 자체가 안 된다”며 “결국 지역사회에서 인맥으로 사건을 맡아야 하는데 전관이 아닌 이상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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