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에 한한령 해제를 요구하겠다면서 ‘딥시크 쇼크’에 대처하기 위한 범국회 차원의 노력도 강조했다.
우 의장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국내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전날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최근 계엄 사태를 겪은 대한민국이 전혀 불안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며 “시 주석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 사태를 통해 국가의 불안정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며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의회 외교를 강화해 대외 신인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한국의 회복력과 굳건한 경제 시스템을 세계에 확인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위기를 겪고 1년도 채 안 돼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한국이, 내년엔 중국이 APEC를 각각 개최한다”며 “APEC 성공 개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매개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시 주석을 만나면 APEC에서의 협력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중국 진출 기업 대표들과 만난 우 의장은 “우리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중국의 모든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우리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데 한류 문화를 중국에 알리는 일도 매우 필요하다”며 중국에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를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많은 부분에서 중국에 따라잡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입법 노력을 기울이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특별법 제정과 인공지능(AI) 특별위원회 구성 등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국정협의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석한 의원들도 딥시크 쇼크에 대응한 정책 지원과 개인정보 보호 등에서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추경이 이뤄지면 AI에 투입되는 예산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 의장은 최근 자신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이번 계엄 사태 이후 국회에 대한 국민 신인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볼 수 있는 시기인데 제 임기는 2026년 5월 29일까지”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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