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3개, 보기 4개. 1오버파 72타 공동 72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전 첫 날 ‘루키 윤이나’의 성적표다. 좀 더 성적표 깊은 속으로 들어가면 드라이브 거리 267.0야드, 드라이브 정확도 28.57%(4/14), 그린 적중률 72.22%(13/18) 그리고 퍼팅수 32개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왕과 평균 타수 1위에 올랐던 윤이나가 결코 만족할 만한 성적표가 아니다. 물론 골프팬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그의 압박감도 컸을 것이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그의 샷을 힘들게 했을 것이다.
윤이나는 7일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던튼의 브레이던튼 컨트리 클럽(파71)에서 시작된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 공동 72위를 기록했다.
첫 날부터 윤이나에게 풀기 어려운 숙제가 주어졌다. ‘데뷔전 컷 통과’다. 윤이나는 작년 국내 무대에서 뛰었을 때 컷 탈락을 두 번 했다. 기권도 두 번 했지만 쉽게 컷 탈락하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LPGA 무대는 KLPGA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몰려 있어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윤이나의 위치가 딱 컷 라인 바로 밑이다. 이븐파 공동 51위 선수까지 예상 컷 라인 선 안으로 들어와 있고 윤이나의 공동 72위가 딱 그 다음 순위다.
이날 윤이나에게 보기 보다는 버디가 먼저 찾아왔다. 5개 홀에서 파 행진을 한 뒤 전반 6번홀(파5)에서 감격의 첫 버디를 잡았다. 하지만 8번(파5)과 9번 홀(파3)에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후반 11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했지만 12번홀(파4)과 14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가 나왔다. 다행인 것은 15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고 2라운드 반전에 대한 기대를 품으면서 1라운드를 마쳤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는 ‘LPGA 신인’ 21명 중 16명이 출전했다. 윤이나 보다 성적이 좋은 선수는 공동 12위(3언더파 68타) 야마시타 미유(일본), 공동 22위(2언더파 69타) 매디슨 영(미국), 다케다 리오(일본), 제니 배(미국), 공동 36위(1언더파 70타) 피오나 주(뉴질랜드) 그리고 공동 51위(이븐파 71타) 칼리 맥긴티(잉글랜드)까지 6명이다.
윤이나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개막전 김아림의 우승으로 화끈하게 시작한 한국여자골퍼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임진희가 공동 3위에 올랐고 고진영, 이정은6, 이미향이 나란히 공동 6위에 오르며 우승을 정조준 했다. 돌아온 박성현도 공동 12위에서 오랜만에 ‘톱10’ 진입을 노리고 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건 투어 2년차로 접어든 임진희다. 버디 7개를 잡고 보기 2개를 곁들여 5언더파 66타를 쳤다.
6언더파 65타를 치고 공동 선두에 나선 제니퍼 컵초(미국)와 나나 쾨르스츠 마센(덴마크)과는 단 1타 차이다.
역시 가장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인공은 ‘에이스’ 고진영이다. 개막전에서 공동 4위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고진영은 이날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깔끔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공동 6위(4언더파 67타)에 올랐다. 버디 7개, 보기 3개를 기록한 이정은6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기록한 이미향도 4언더파 67타 공동 6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작년 병가를 내고 투어를 잠시 떠났던 박성현도 복귀하자마자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버디 5개를 잡고 보기 2개를 범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순위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같은 공동 1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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