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오는 11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사회를 개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압박 속에서 현지 생산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대만 현지 매체인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TSMC 이사회는 미국에서 고위 경영진 승진 결과를 발표하고 미국 내 애리조나 공장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할 전망이다. 대만 장관급 고위 관계자도 TSMC 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한다. 앞서 외신 보도에 따르면 TSMC 이사인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장관급)도 이사회에 참석하라는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본사 소재지인 대만이 아닌 해외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은 1987년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조업 강화 정책으로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현지 이사회 개최를 통해 TSMC의 미국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TSMC가 미국 우선주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TSMC는 이사회를 통해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이 미국 반도체 제조 생태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2020년 5월 애리조나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완공하지 못한 상태다. 총 3개 공장 중 1공장 일부만 시범 가동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만 TSMC 직원 12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NYT에 대만 관리자와 미국 근로자가 문화적으로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TSMC가 미국 내 제조 공장을 4개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첨단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생산 시설을 추가로 설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TSMC 애리조나 팹에서 생산된 웨이퍼는 후공정을 위해 대만으로 보내진 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TSMC가 후공정 투자 계획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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