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태극전사들의 메달 퍼레이드 뒤에는 ‘과학’이 있다.
이나현과 김민선은 스피드스케이팅(빙속) 여자 100m에서 금·은메달을 나눈 뒤 불과 하루 만인 9일 500m에 나서 다시 1·2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김민선이 금, 이나현은 은메달이었다.
얼음 위 기록 경기인 빙속은 무엇보다 ‘회복’이 중요한 종목이다. 경기와 경기, 훈련과 훈련 사이 빠른 회복이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과학원은 체력과 피로도에 따른 선수 개인의 젖산을 정밀하게 측정해 회복률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에 따라 선수별로 다른 처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공기압 회복처치 장비를 이용해 간헐적으로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한편 냉각압박 회복처치 장비로는 피로 및 부상 부위의 표면적 접촉으로 빠른 회복이 가능하게 도왔다.
8일 김경애-성지훈의 믹스더블 은메달로 메달 레이스를 시작한 컬링의 과학 지원 키워드는 ‘심리’다. 스톤을 놓는 순간의 호흡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빙판 위의 체스’라 과학 장비를 통한 상담 등 심리적 지원이 주로 이뤄졌다. 경기 중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한 자율신경계 조절 방식의 ‘바이오피드백’이 대표적. 호흡·이완 훈련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또한 팀원들 간 지속적 소통과 명확한 의사전달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 특성을 반영해 팀의 응집력을 높일 수 있는 집단 상담도 함께 진행했다.
영상 분석 등 기술 보완을 위한 지원도 빠짐없이 받았다. 과학원은 선수들의 수행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시점에서 영상을 촬영했고 이를 훈련이나 경기 전략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재연 과학원 국가대표스포츠과학지원센터 센터장은 “현지에서 선수들의 빠른 회복과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부상 없이 준비한 만큼의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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