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포함한 반도체 특별법 처리에 갈팡질팡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한편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전매특허인 오락가락 정치가 점입가경이다. 국민들이 어지러울 지경”이라며 ‘주 52시간 근무 예외’ 도입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혼선을 꼬집었다.
그는 “민주 내부에서 나온 발언들 보면 참 한심하다”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환노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핵심사항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언급한 걸로 보인다고 했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이미 있는 제도로 충분하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 내놨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이 대표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면서 당이 핸들을 원위치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면서 “결국 핵심 사안도 잘 모르는 채 당내 설득도 없이 이 대표 혼자서 말로만 우클릭한 것이다. 이 정도면 또 한편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이 대표의 실용주의는 오로지 집권을 위해 남발하는 사실상의 부도 수표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국민들께서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 대표의 실용주의쇼에 휘둘리지 않고 당면한 민생경제 문제들을 차분하게 해결해 나가면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회 보건복지위 중심의 연금개혁을 두고도 “한가한 발상”이라며 “국민연금특위를 설치해 연금개혁을 조속히 제대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현재 20살 청년이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으려면 9%인 보험료율이 17.9%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그간 여야가 합의한 것은 9%에서 13%로 보험료율을 4%포인트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청년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8.9%포인트 인상률 가운데 절반 정도라도 이번 정부에서 감당하고 나머지는 다음에 넘기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보험료율 인상안부터 국회 연금특위에서 신속히 확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모수개혁에 무게를 두는 민주당에 “구조개혁 없는 숫자놀음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라고 질타하며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퇴직연금, 직역연금 등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구조적 연관성을 고려하여 소득대체율을 세심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끝으로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을 미루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은 서두른다고 지적하며 “우리법연구회 출신 재판관을 한 명 더 늘려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이 확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헌재의 독립성을 공격한다고 반발하지만 독립성은 공정성을 기반으로 스스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하면서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만 하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헌재는 마은혁 후보자 임명 관련 일정을 일단 중지하고 복잡한 쟁점도 없는 한덕수 대행 탄핵심판부터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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