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번 주말 개최될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처음으로 만난다.
10일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외교장관회담 개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14~16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 안보 회의로 조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루비오 장관의 참석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뮌헨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회의 때도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장관이 참석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달 23일 루비오 장관의 취임 직후 전화 통화로만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조 장관은 뮌헨안보회의에 앞서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루비오 장관의 일정 등을 이유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양측의 첫 대면이자 양국 고위급의 첫 회동이다. 탄핵 정국으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 통화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기대가 높다.
회담이 성사되면 양측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한미 동맹 강화 기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조 장관은 방위비 분담과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등 한미 동맹을 위한 우리의 기여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다자회의 기간에 열리는 양자회담은 30분 정도로 짧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또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도 개최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한중 등 여타 양자회담은 계속 협의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도 한미일 3국이 이달 중순 외교장관회의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 장관은 20~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최근 G20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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