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소가 절차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일제(日帝)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사진)가 “(윤석열 대통령을) 부끄러워합시다”라고 반박했다.
13일 임 검사는 전날 이영림 춘천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 “부끄러움…부끄럽지요.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워합시다”라는 짧은 댓글을 남겼다. 임 검사는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부끄럽다는 의미”라며 “(지난 6일 변론은) 최후 진술도 아니었는데, 이를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장과 비교하는 것은 안중근 의사 후손들이 격분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2일 이 지검장은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한 헌재를 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이프로스에 게재했다. 이 지검장은 해당 글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후 재판을 받았던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일제 재판부조차 안 의사에게 최후 진술 기회를 줬고 안 의사는 1시간 30분 동안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3분의 발언 기회를 요청한 대통령 측 요구를 ‘아닙니다. 돌아가십시오’라며 묵살했다”며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3분 설명 기회마저 차단하고 대통령이 직접 증인을 신문한 것도 불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지검장의 게시글에 대해 검사들은 대체로 침묵했지만 일부 수사관들은 “멋지십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수사관들의 특정업무경비(특경비)가 한 달 30만 원가량 삭감된 것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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