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심장 광주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김동연,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부겸 등 다 같이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을 포함한 당내 대권 잠룡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광주경영자총연합회 강연 등을 위해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김 지사는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늘 정치하면서 광주 정신으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해왔기 때문에 광주에 올 때마다 5·18 묘역을 찾고 다시 한번 초심을 다진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광주 시민 여러분들께서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가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12·3계엄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후에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는 여론 흐름에 주목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김 지사를 비롯한 비명(비 이재명)계 민주당 인사들은 이 대표 일극체제의 문제점을 잇따라 지적하고 있다. 이에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적전 분열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더 큰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의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권 교체만으로는 안된다. 계엄과 내란을 막기 위해서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가지고 우리 시민들이 나왔듯 이제는 빛의 혁명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빛고을 광주에서부터 그런 빛의 혁명을 끌어내는 연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불리한 당내 경선구도에 불구하고 광주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기세를 몰아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광주가 선택하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다”며 “제2의 노무현의 기적을 다시 만들어서 우리 대한민국이 이제는 이기는 길, 그리고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우리 광주 시민 여러분들께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광주의 영령이시여, 내란을 종식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제7공화국을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라고 적었다.
7공화국의 의미에 대해 김 지사는 “87체제가 그 시효를 다했다”며 “계엄과 내란 사태까지 벌어지는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제7공화국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7공화국을 만드는 데 있어서 빛의 연대, 민주당만으로도 부족하다”며 “다양한 가치를 가진 정치 세력, 심지어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까지 함께 제7공화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헌법, 개헌이 필요하다. 계엄을 하지 못하게 대못을 박을 수 있는 개헌, 그리고 그 속에는 45년 전 민주화운동의 촉발이 됐던 광주 정신, 헌법전문에 포함되어야 하고, 계엄의 요건을 아주 구체적으로 명시해서 다시는 이와 같은 계엄이 일어나지 않는 계엄 대못 개헌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한 “어렵고 힘든 사회적약자들에 대한 국가책임을 한층 강화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정신이 헌법개정을 통해서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를 경제 개헌으로 규정했다.
김 지사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에 대해서는 “분권형 4년 중임제를 하고 책임총리제를 해서 새로운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기 대선 이후의 다음 대선은 다음 총선과 주기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면담, 무등산 문빈정사 노무현의 길 걷기 등 일정을 소화한 뒤 14일에는 광주경총 특강, 옥현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면담 등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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