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들을 계획대로 석방하겠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보복하겠다’며 차례로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측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중재 회담을 마친 뒤 이달 15일 이스라엘 인질 3명을 석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대변인 압둘 라티프 카누는 “휴전 협정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달 15일 예정대로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하겠다”고 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15일 정오까지 석방하지 않으면 가자 지구 휴전 협상을 모두 취소하고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스라엘 인질을 붙잡은 하마스의 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은 분쟁 지역인 가자 지구를 개발해 호텔과 사무실 건물이 있는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의 걸림돌이라는 평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바로 다음 날인 11일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종전 협상이 폐기될 것”이라고 발언하며 가자 지구의 전운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착륙한 드론들을 수거하려던 인원들을 포착해 표적 공습을 가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드론들을 활용해 가자 지구로 무기를 밀수하려 한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예정대로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자 지구에서 고조되던 긴장이 일단은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디언지는 “가자 지구의 휴전을 위협하는 분쟁 해결을 해결하는 길을 열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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