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가 열리자마자 우려했던 ‘관세 폭탄’이 현실화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무역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당연히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미 무역 흑자액이 꾸준히 증가해 2024년 556억 달러에 달한 가운데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한국이 타깃이 될 경우 우리 경제에는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도래한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지 오래다.
책은 어느 때보다 커진 불확실성의 시대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를 매크로적인 관점에서 제시하는 동시에 자산을 어떻게 불려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월스트리트에서 ‘미스터 마켓’으로 불리며 거의 모든 외신에 거시 경제 전문가로 등장하는 로런스 맥도널드가 저자라는 점이 책의 신뢰도를 높인다. 그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부실 채권과 전환 주식 거래 담당 부사장으로 서브프라임 위기를 예측해 회사에 수백 억 달러의 이익을 안기기도 했다. 거시 경제를 꿰뚫었기에 가능한 예측이다.
우선 저자는 중국인들이 ‘명품 땡처리’를 할 정도로 깊은 불황에 빠졌음에도 ‘나 홀로 호황’인 미국 경제에 대해 경고한다. 미국의 경제의 호황 아래 도사리고 있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품’이라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기조, 효율성보다 우선시하는 관세주의, 각종 해외 원조 중단, 탈탄소 거부 등이 결국에는 압도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저자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압도적인 인플레이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자산을 지켜내고 투자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으로 저자는 현재 저평가된 가치주와 경질 자산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금, 은 등 전통적인 경질 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수소차에 쓰이는 백금, 팔라듐 등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금속들은 탈탄소 시대에만 중요한 자산이 아니라 필요성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구리 부족 문제는 끝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구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자산으로 꼽았다. 친환경 에너지, 탈탄소의 꿈은 결국 전기를 청정하게 생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고 전기는 전선, 즉 구리에 의해 운반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매크로 전문가답게 1990년 옛 소련의 몰락으로 어떻게 세계 질서가 다극에서 일극 즉 단 하나의 주도적 주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됐는지, 미국이 어떻게 중국의 덕을 보고 성장했는지, 1980년대 일본의 경제 거품 시기에 엄청나게 늘어난 부를 가지고 일본인들이 사들인 땅, 주식, 수집품 등을 통해 세계 경제사를 흥미진진하게 조망한다. 2만 5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