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간경제 활성화와 미국과의 기술 전쟁 대응을 위해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 수장을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달 17일 민간 부문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직접 주재한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을 비롯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의 창업자인 마화텅, 스마트폰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대 중인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선두 주자인 유니트리의 왕싱싱 회장 등 테크 관련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에서도 임원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 고효율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출시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참석 기업들은 미국의 아마존,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경쟁하는 곳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민간 부문에 관한 심포지엄을 직접 주재하는 일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는 이번 심포지엄에 대해 “미국과의 무역 긴장 고조와 중국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마윈이 참석할 경우 기업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윈이 2020년 중국 당국을 비판한 후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중단됐으며 공개 석상에서 그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알리바바는 이후 당국의 제재에 시달리기도 했다.
량원펑이 참석할 경우 딥시크 돌풍 이후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가 된다. 량원펑은 지난달 20일 딥시크가 추론(reasoning) AI 모델인 'R1'을 출시한 날 중국 리창 총리가 주재한 좌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중국은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한동안 빅테크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를 이어왔다. 그러나 경기 둔화에 빠진 뒤로는 민간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다시 기업 통제를 완화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심포지엄에서 기업인들에게 국내외 사업 확장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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