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은 상대방과 10초 간 눈을 맞춰 주세요.”
지난 14일 서울시가 한화손해보험과 서울 용산구 한화손해보험 한남사옥에서 미혼남녀 만남 행사 ‘설렘, 아트나잇’을 개최했다. 앞서 서울시는 100명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2356명이 신청해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선정된 미혼남녀들은 미술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미혼남녀들의 만남 행사 주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혼남녀 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풍조가 확산되자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 붙인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미혼남녀 만남 지원 사업 ‘설렘’은 올해부터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 사업으로 운영된다.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는 ‘서울형 키즈카페’ 등 시의 저출산 대책을 엮은 정책 패키지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설렘, 인(in) 한강’을 진행한 결과 100명 모집에 총 3286명이 신청해 약 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커플도 27쌍이나 탄생했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시는 올해에도 5월 가정의 달, 9월 청년의 날, 11월 빼빼로데이 등 각종 기념일에 미혼남녀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지자체들 중 최소 30곳 이상이 연간 만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남시는 2023년부터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매년 5차례 진행하고 있다. 연간 참석 인원만 1000명이 넘는다. 성남시는 인공지능(AI) 매칭 프로그램을 활용해 참가자들의 성격 유형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만남 조를 편성한다.
이밖에도 광양시는 2017년부터 ‘광양 솔로엔딩’을 연령대 별로 나눠 기획하고 있고, 김해시는 1박 2일간의 프로그램인 ‘나는 김해솔로’를 추진하고 있다. 장흥군은 2019년 전라남도 최초로 ‘솔로엔딩 연애컨설팅 지원사업’을 도입해 미혼 남녀에게 개인 맞춤형 매칭 서비스와 상담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미혼남녀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행사를 여는 것은 혼인 관련 정책 사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행사인 터라 참석자들의 ‘스펙’이 보장돼 신뢰도가 높아 수요가 많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뿐 아니라 종교 단체, 아파트 단지에서도 저출산을 해결하고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만남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