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충전 배터리 소재의 한계였던 용량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기 음극 소재가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석훈 박사팀은 리튬이온배터리용 고결정성 유기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겨울철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가 느려진다. 배터리 음극내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빠른 충전이 중요한 전기버스등에선 음극 소재로 흑연 대신 LTO 소재가 들어간 배터리를 쓴다. 하지만 LTO 는 흑연보다 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작고 가격도 비싼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LTO 소재보다 최대 용량이 1.5배 더 큰 고결정성 유기 음극소재 ‘Cl-cHBC’를 개발했다. 유기 소재는 가격도 싸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정성이 떨어져 고온 후처리를 통해 결정성을 높여야 한다. 연구팀은 반용매화 공정을 통해 낮은 온도에서도 고결정성을 보이는 유기 음극소재를 합성해 냈다. 반용매화(Anti-solvent Crystallization)는 용해도가 낮은 용매를 추가로 넣어 용질을 결정화 시키는 공정 방식이다.
개발된 고결정성 음극 소재는 빠른 리튬이온 확산속도와 높은 전기전도도를 지녔다. 미세구조의 규칙성인 결정성이 높아질수록 이온과 전자가 이동하는 길이 반듯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빠른 충전이 가능하며, 출력도 좋아졌다. 결정성이 높을수록 수명도 길어진다.
다양한 양극 소재와 짝을 이뤄 배터리를 제작했을 때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 특히 LFP양극소재와 결합했을 때 높은 방전 전압(3.0V)을 보였다. 이는 LTO 음극 소재를 썼을 때보다 약 67% 향상된 성능이다. 수입 전기차에 주로 쓰는 LFP양극소재 배터리는 가격경쟁력은 뛰어나지만 방전 전압, 즉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공동연구팀 “개발된 소재는 고온 후처리 공정 없이 저온에서 합성할 수 있어 상용화시 가격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볍고 출력이 높은 특성 때문에 전기차뿐만 아니라 드론 등 분야에서도 응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하지호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에 지난달 21일에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의 지원을 받아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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