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쌓인 오해를 언젠간 인간적으로 풀고 싶다"며 관계 회복 의지를 나타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지난 18일 JTBC '오대영 라이브'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거론하며 "다 읽어봤다"고 했다. 그는 "서로의 기억이 다를 수도 있다"며 "특히 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중간에서 연락하는 사람들이 과장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오해하신 것 같은 부분과 제가 과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5년 당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였던 박근혜 체제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유 전 의원은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2015년 한나라당에서 이름을 바꾼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 전 의원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또한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를 주도하자 박 전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라며 비판했고,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유 전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회고록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더는 유승민 원내대표와 함께 일할 수 없다고 결심했다"고 썼다.
유 전 의원은 이후 '배신의 정치' 프레임이 씌워지며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고립을 겪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치러질 조기 대선을 대비해 정치권에서 차기 주자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 후보군에 속하는 유 전 의원의 이번 발언은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이번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그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이 조만간 올 수도 있느냐’고 묻자 “조만간 올 수도 있다”고 답해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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