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된 분위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5시즌 ‘신인왕 레이스’ 얘기다.
2개 대회를 끝낸 현재 신인왕 포인트를 받은 선수는 5명이다. 그 5명 중 1위와 2위가 모두 일본 선수다. 파운더스 컵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한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70점으로 1위에 올라 있고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단독 8위를 기록한 다케다 리오(일본)가 61점을 획득해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데뷔전인 파운더스 컵에서 컷 탈락한 윤이나는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해 순위에 올라 있지 않다.
하필 시즌 세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는 타이틀 스폰서가 일본 기업이라 일본 신인 선수들이 대거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다케다 리오 뿐 아니라 이와이 아키에와 이와이 치사토가 초청 선수로 컷 오프 없이 진행되는 대회 출전 기회를 잡았다. 작년 일본에서 열린 LPGA 대회인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시드를 획득한 다케다 리오는 벌써 세 번째 출전이다.
20일 태국 촌부리 파타야의 시암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첫 날 단독 선두에 나선 선수는 ‘LPGA 신인’ 이와이 아키에다. 버디만 10개를 잡은 이와이 아키에는 10언더파 62타를 기록해 리더보드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다케다 리오도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공동 15위에 올랐다. 이와이 치사토는 이븐파 72타 공동 40위다.
이들 일본 신인들과 경쟁을 벌일 윤이나는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 중 한 명이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점점 창대한 샷을 날리는 선수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해외에서 열린 2개 대회를 건너뛰고 국내 개막전부터 시작했지만 ‘역전 상금왕’에 올랐다. 복귀전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았고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뒷심을 발휘해 결국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 낸 경험이 있다. 그래서 더 ‘역전 신인왕’에 대한 기대가 크다.
LPGA 데뷔전인 파운더스 컵에서 새로 바꾼 드라이버에 적응하지 못해 컷 탈락했지만 한 주 뒤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는 공동4위에 오르는 반전을 이뤄냈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 다음 주 싱가포르에서 열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는 신인 랭킹 1,2위인 야마시타 미유와 다케다 리오가 출전한다. 역시 컷 오프 없이 진행되는 대회여서 신인 포인트를 받기 유리하다.
윤이나는 아시안 스윙 마지막 대회로 중국 하이난 섬에서 열리는 블루 베이 LPGA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야마시타 미유와 다케다 리오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본격적인 신인왕 레이스는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다시 평평해지는 그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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