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의혹 속에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추가 공개됐다. 선배들과의 갈등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는 오요안나와 선배로 보이는 인물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유튜버 이진호는 유가족을 통해 확보한 전문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업무와 관련해 선배들과의 관계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다. 선배 A씨는 오요안나의 업무 능력과 답변 태도까지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선배 B씨는 "너 니가 잘못해놓고 사람들 앞에서 울어버리고 왜 선배까지 이상한 사람 만들어? 너 초등학생이야?"라고 질책했다. 이에 오요안나는 "울었다는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B씨는 "눈물 안 흘렸으니까 괜찮다는 거야? 너 왜 말을 그렇게 해?"라고 반박했다.
오요안나는 결국 "죄송합니다. 제 불찰로 선배님께 계속 불편 끼쳐 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오해인 듯하다는 점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상황을 A씨에게 털어놓자 A씨는 "눈치 없고 서투른 게 아니라 선배한테 계속 말대답하면 어떻게 해"라며 "네가 울었고 안 울었고가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황이 알려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MBC는 고인 사망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도 국민신문고 민원을 바탕으로 내사를 진행 중이다.
MBC 측은 "현재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며 관련 의혹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역시 "내사 단계에서 확인할 부분이 많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고인의 유족과 일부 동료들은 오요안나가 생전 업무 환경에 대한 고민을 자주 토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메시지 공개로 MBC 내부 직장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MBC 관계자는 "암암리에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발생하는 갑질 문제가 심각한 상황"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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