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인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 ‘선거 과정에서 박 전 의원이 고통받은 것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만나 1시간 40분가량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박 전 의원이 지난 22대 총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처음이다.
이 대표가 “힘든 상황인데도 함께 해 줘서 고맙다”고 하자 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의 일들이 저한테는 모진 기억이지만 이렇게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에 “당 일을 하다 보니까 내 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저도 더 힘들다. 박 의원이 가슴 아픈 걸 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그 속에 박 의원의 역할이 있을 거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같이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대의명분 앞에 사사로운 개인 감정이 자리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국민들의 요구에 복무하는 대의명분 앞에 모든 걸 다 털고 미래로 나아가고 힘을 합쳐서 승리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오찬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는 박 전 의원에게 공천 과정에서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당내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2030 세대의 국민이 볼 때는 민주당의 말과 행동이 달라 정치적·도덕적 내로남불 사례가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세대교체와 586 정치의 청산이 필요하다는 제 소신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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