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늑장 플레이와 관련해 가장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선수는 찰리 헐(잉글랜드)일 것이다. 심지어 벌타 주는 것을 넘어 상습적으로 늑장 플레이 하는 선수에게서 투어 카드를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마 요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골퍼 중 동반 라운드하기 가장 부담스러운 선수는 슬로 플레이어 보다 오히려 찰리 헐일 수도 있다. 그와 같이 경기하다 보면 스윙이 괜히 빨라질 수 있고 늦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서두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7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에서 열릴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첫 날 공교롭게도 헐과 같은 조로 묶인 주인공이 바로 상승세의 고진영과 호주 동포 이민지다. 세 선수는 이번 대회 최고 ‘흥행 조’로 꼽히는 지노 티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해나 그린(호주) 조에 앞서 1번 홀로 출발해 샷 대결에 나선다. 올해 시즌 개막전 공동 4위, 파운더스 컵 단독 2위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가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공동 45위로 주춤했던 고진영이 부담감을 떨치고 반전의 샷을 날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대회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8차례 중 7번 한국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고진영은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나 우승했다.
지난 주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짧은 퍼팅을 앞두고 ‘에임 포인트(경사를 느끼기 위해 홀과 공 사이에 서는 행동)’ 동작을 취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아림은 에인절 인(미국), 릴리아 부(미국)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다. 시즌 개막전 우승자 김아림은 혼다 LPGA 타일랜드 단독 6위로 상승세를 타면서 현재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있고 에인절 인은 지난 주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우승하면서 상금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랭킹 5위 릴리아 부와 함께 상승세의 두 선수가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를 빼고 세계랭킹 톱10 선수 9명이 출전해 우승을 다툰다. 한국 선수는 고진영과 김아림 외에 유해란, 양희영, 최혜진, 임진희, 안나린, 신지은, 이미향, 김효주까지 10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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