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종사자 수가 약 4년 만에 줄었다. 고용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때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장기화 국면인 건설업 고용 충격이 우리 산업을 버티는 제조업까지 옮겨 붙기 시작했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1월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989만5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만2000명(0.1%) 감소했다. 이 조사에서 종사자가 감소한 것은 2021년 2월(-40만6000명) 이후 46개월만이다. 2021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고용 시장이 크게 휘청일 때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건설경기 침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건설업 종사자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적처럼, 작년부터 고용 상황이 나빠진 건설업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건설업은 이번 조사에서도 전년동기 대비 11만4000만 감소해 7개월째 마이너스랠리다. 감소폭 추이를 보면, 작년 7월 -2만2000명에서 3개월 만에 -5만 명으로, 다시 3개월 만에 -11만4000명으로 확대됐다. 건설업 상황은 우리나라 산업 중 종사자 비중이 약 19%로 가장 높은 제조업까지 타격을 줬다. 제조업은 1만1000명 감소했다.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21년 5월(-8300명) 이후 43개월만이다. 김 과장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적인 제조업 업종은 양호하다”며 “건설업 악화로 건설업과 관련된 제조업 고용이 악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고용 충격은 취약 계층부터 온다는 우려를 다시 확인하게 했다. 종사자 지위 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전년동기 대비 1만2000명(0.1%) 늘었지만, 임시일용 근로자는 1만9000명(1%)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를 보더라도 종사자 300인 이상은 0.6% 늘었고, 종사자 300인 미만은 0.2% 줄었다.
더 큰 우려는 사업체노동력 조사 특성 상 상황을 알 수 없는 프리랜서다.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은 일감이 유동적이고 수입 변동성도 커 경기 악화로 타격을 받기 쉽다.
앞으로 고용 상황은 내달 발표될 통계청과 고용부의 고용지표로 가늠될 전망이다.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을 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한 달 만에 13만5000명 증가세로 전환됐다. 고용부의 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도 고용보험 상시가입자가 2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증가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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